2024년 가을,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의 삼성 공장에서 시작된 ‘이상한 냄새’는 단순한 화학물질의 냄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불만의 신호였다.
약 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동시에 생산 라인을 멈추고 도구를 내려놓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작업 중단이 아니라 인도 전역 제조업계를 흔든 대규모 파업의 서막이었다.
이 공장은 2007년 준공된 삼성의 핵심 생산 기지로, 냉장고·세탁기·TV 등 인도 전역으로 공급되는 가전제품의 중심지였다.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이곳의 멈춤은 곧 전체 공급망의 마비로 이어졌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현실은 열악했다. 평균 월급은 2만 5천 루피(약 400,700원 수준)에 불과했으며, 급등하는 물가 속에서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어려웠다. 노동자들은 단순히 임금 인상만을 외친 것이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과 노조 설립의 자유를 요구했다.

삼성 측은 대화를 제안했지만, 동시에 임시직을 투입해 생산 공백을 메우려 했다. 그 결과 생산량은 정상 대비 25% 수준으로 급감했다. 결국 9월 중순, 경찰이 대규모로 공장에 진입해 수백 명의 노동자를 불법 집회 혐의로 체포했고, 사태는 더욱 격화됐다.
노동자들은 임금 2배 인상과 주 35시간 근무제, 그리고 가족 고용 지원을 포함한 3개년 계획을 요구하며 조직적 저항에 돌입했다. 이때부터 인도 언론과 해외 미디어가 이 사태를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외국기업을 압박해 추가 이익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실 전례는 있었다. 삼성은 2014년 세금 문제로 2억 달러의 벌금을, 2023년에는 환경 규정 위반으로 1억 루피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런 배경은 ‘모디 정부가 외국자본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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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며 사태는 인도의 대표 제조업 도시 타밀나두의 이미지를 무너뜨렸다. 애플과 폭스콘 등 대기업들도
투자를 주저하기 시작했고, ‘인도에서 만들자(Make in India)’ 프로젝트는 거대한 제동을 맞았다.
10월 중순, 타밀나두 주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삼성은 노동자들에게 월 5,000루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파업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 등록 문제는 여전히 미뤄졌다. 결국 2025년 1월, ‘삼성 인도 노동조합(SIWU)’이 공식 승인되면서 상황은 새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안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2월, 노조 활동으로 정직된 동료 23명을 복직시키라는 요구로 또다시 좌식 파업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대규모 체포는 없었지만, 불안한 균열은 여전했다. 삼성은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달랐다. 노조는 “생산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라고 맞섰다.
결국 5월, 양측은 새 임금협정에 서명하며 37일간의 대립이 종결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인도 전역, 나아가 글로벌 제조업계에 ‘신뢰의 위기’를 남겼다.
노동자들은 정당한 권리를 요구했고, 기업은 생산 안정성을 지키려 했다. 그러나 중간에 필요한 것은 ‘소통’이 아니라 ‘제도적 신뢰’였다.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언제든 정치적 변수가 개입할 수 있는 인도의 산업 환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인도는 여전히 세계의 ‘대체 생산지’로 평가받지만, 인프라·교육·제도적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 평균 교육 기간이 8년 미만인 노동자들이 첨단 생산라인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단순한 저임금 경쟁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
결국 “인도에서 만들자”라는 구호는 ‘신뢰’라는 기반 없이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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